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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밀라노 렌트카 여행이런나라 저런나라 2024. 10. 20. 22:13
한동안 업무상 이탈리아 출장이 많았다. 한 십 년간은 일 년에 두세 번씩 출장을 다녔는데, 자동차로 이동하는 경우가 많아 렌터카를 자주 이용했다. 주로 밀라노 근처 롬바르디아 지역과 베네치아 근처 베네토 지역을 많이 다녔다. 오래간만에 밀라노에 출장 갔던 길에 이탈리아 자동차 문화를 사진으로 담아봤다.
밀라노 말펜사 공항 렌터카
서유럽 국가들은 어디를 가도 공항에서 차를 렌트하는 방식이 비슷하다. 미국과도 별로 다르지 않다. 공항에서 차를 픽업하는 경우, 입국장 지하로 가면 렌터카 회사들이 모여있는 구역이 있다.
당연한 얘기지만 온라인 사전예약은 필수다. 현장에서 바로 렌트할 수도 있으나 미리 하면 가격이 저렴하다.
이번에는 밀라노 시내에서 렌트를 해서 공항 렌터카 구역은 그냥 둘러만 봤다. 말펜사 공항 렌트카 이용은 예전이나 별로 바뀐 게 없는 것 같았다.렌트카 사무소에서 계약과정이 끝나고 Car Collection Point(Ritiro Auto) 사인을 따라가면 렌트카 픽업 및 리턴장소로 바로 연결되어 편리하다. 렌트카 주차장이 공항터미널에 붙어있어 동선이 짧아 좋다.
렌트카 주차장에 도착하면 여러 회사 차량들이 한 층에 다 모여있다. 유난히 Hertz 구역에 비싼 차들이 많이 보인다. 폴스타 같은 전기차들도 간간히 있다.
밀라노 중앙역 (Statione Centrale)
숙소가 밀라노 중앙역 바로옆이라, 시내에서 일을 볼 때는 주로 지하철이나 택시를 타고 다녔다. 시내에는 자동차, 버스 그리고 트램까지 같은 길에서 다니기 때문에 처음 시내에서 운전하는 분들은 좀 부담스러울 수 있다. 주차하는 것도 쉽지 않기 때문에 밀라노 시내에서 렌트카는 추천할만한 교통수단이 아니다.
예나 지금이나 밀라노 지하철은 별로다. 지하철은 한국이 최고다.
밀라노 중앙역 주변에 길거리 충전기들이 몇 개 보이는데 숫자가 많지 않아 여행자는 이용이 쉽지 않다.
요새 유럽 지하철역에도 한국처럼 공용자전거가 많다.
모처럼 밀라노에서 고급 스테이크 식당을 찾아 저녁을 먹었다. 원래는 딸리아따 스테이크 전문집을 찾았는데 택시가 하도 안 잡혀 차선으로 간 곳인데, 내가 찾던 요리는 아니지만 스테이크 요리는 매우 훌륭했다.
사실 밀라노 지역에 딸리아따 요리를 잘하는 식당들이 꽤 있는데, 타 지역이나 다른 나라에서는 좀처럼 찾기가 어렵다.
건너편 테이블의 두 커플은 소개팅을 하는 것 같던데 분위기가 그다지 화기애애하지는 않아 보였다. 아마도 애프터는 없을 것 같다.
아침에 호텔 창문으로 동네를 보니 길에 차들이 꽉 차있다. 밀라노에서는 영업용 차량이 흰색인 경우가 많아서 그런지, 자가용으로 흰색을 타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 네이비나 블랙 등의 진한 컬러들이 대세이다.
하긴 프랑스도 그렇고 서유럽이 전체적으로 그런 것 같다. 날씨가 더운 나라일수록 흰색의 비율이 높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뭐 통계로 확인은 안 해봤지만.
밀라노 중앙역 렌터카
이제 렌트카를 픽업하러 간다. 나는 가격이 저렴한 '시칠리바이카(Sicily by Car)' 렌터카를 예약했다. 밀라노 중앙역에서 처음 렌트를 하는 분이라면 가격이 다소 비싸더라도 SIXT 렌터카를 이용하시기를 추천한다. 중앙역 바로 앞에서 차를 픽업할 수 있기 때문에 편리하다.
시칠리바이카 사무소를 가려면 중앙역 로터리를 지나 몇 블록 남쪽으로 내려가야 한다. 그날따라 하늘이 쨍해서 산책 삼아 걷기 좋은 거리였다.
이렇게 길에서 주무시는 분을 지나쳐 사무실에 도착했다. 앞에 큰 여행트렁크를 밀면서 한 분이 들어가시길래 문도 잡아드리고 양보를 해드렸더니 이 분 렌트수속 끝나는데 무려 30분이 걸렸다. 이 동네 사람들은 뒤에 누가 있다고 서둘러주고 그런 거 없는 거 같다. 쩝.
키는 받았는데 차가 인근 공영주차장에 있다고 직원이 설명해 주는데, 이 친구 영어가 짧아 주차장 하고 차량위치 설명하다 답답해서 본인이 직접 차를 꺼내서 가져다주었다. 아주 친절한 친구였다. Grazie.
이번에 렌트한 차량은 이탈리아 피아트그룹 란치아Lancia의 소형차 입실론Ypsilon 1.0 하이브리드 모델이다.
우리나라 모닝이나 스파크 같은 경차보다 약간 큰 사이즈와 성능이다. 일행까지 두 명이 타기에는 아무 부족함이 없는 차량이다.
이 동네에서 우리나라 아반떼 크기정도 준중형급 이상의 차를 몰고 다니면 구시가지를 다닐 때 매우 불편해서 가급적 작은 차를 예약한다.
유럽 라디오에서는 방송국 이름뿐만 아니라 현재 방송되고 있는 노래의 가수와 곡명이 표시되는 DAB 시스템이란 게 있어서 좋다.
성능은 그냥저냥이지만 신차라 그런지 있을 건 다 있다. 애플 카플레이도 지원되고. 딱히 불편하게 없었다. 렌트비도 착하고.
렌트한 차량은 매뉴얼(수동)기어 차량이다. 예전에 수동모델을 몇년 탔던 시절이 있어 수동을 모는 게 가능하다. 유럽에서 렌트를 하면 기본이 수동기어 차량이고, 오토를 선택하면 차량의 선택폭도 확 줄어들고 가격도 비싸진다.
겸사겸사 수동기어 차량을 항상 예약하는데 한두 시간 몰면 곧 적응이 된다. 옛날 생각도 나고, 차 안 막힐 때는 기어 땡기는 맛이 나름 쏠쏠하다.렌트비용은 비수기때라 이틀 사용에 보험까지 총 90유로 정도가 나왔다. 매우 저렴한 수준이다.
단, 렌터카 반납시간이 초과되거나, 기름을 가득 채워서 반납하지 않거나, 고속도로 톨게이트비를 지불하지 않고 지나치거나 하는 경우, 계약시 등록한 신용카드로 상당한 과태료가 사후에 청구된다(약 두달뒤쯤) 이에 대해 계약서를 꼼꼼히 읽어보고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카플레이로 연결해서 구글맵과 애플맵을 번갈아 써 봤는데 둘 다 잘된다. 이탈리아는 표지판을 읽는 것이 어렵지 않아서 운전하는 것 자체는 어렵지 않은데, 시내를 벗어나면 회전교차로가 많아 처음 하시는 분들은 좀 헷갈릴 수 있다. 사실 룰은 간단하다. 회전교차로 내에 있는 차가 우선이다.
또 하나 애로사항은 렌트카로 톨게이트를 통과하려면, 우리나라 하이패스 같은 자동결제가 안되기 때문에 카드나 현금으로 결제를 해야 하는데 가끔 멀쩡히 잘 쓰던 카드가 인식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이런 경우는 당황하지 말고 다른 카드를 넣거나, 조금 있다 같은 카드를 다시 긁어보면 되곤 하는데 뒤에 차가 있으면 좀 긴장될 수 있다. 실제로는 카드결제를 직접 하는 차선에는 이용하는 차량이 흔치 않더라.
저렴한 차량답게 뒷자리 창문은 레버를 돌려서 열어야 한다. 예전 국내 경차도 기본형은 이런 방식이었는데, 오래간만에 보니 반갑기도 하다. 이게 나름 신차인데 아직도 이 방식이 통용된다는 게 새삼 다른 자동차문화를 체감한다.
이탈리아를 포함하여 여태 가본 유럽국가들에서, 차의 등급을 떠나 렌트카이건 자가용이건 우리나라처럼 진하게 틴팅을 한 차량을 본 기억이 없다. 아마도 독일처럼 엄격한 규제가 있어 위반 시 운행이 금지되거나 틴팅을 즉시 제거해야 하는 등의 처벌이 있는 것 같다.
육로로 여러 나라가 연결되어 있다 보니 자동차로 장거리 여행을 하는 경우가 흔한 유럽에서는 실용적인 해치백 아니면 왜건이 기본이다. 요새는 SUV를 많이 타지만 차체모양으로 보면 SUV 역시 해치백이다. 밀라노에서는 세단을 하루에 한두 대 보기도 쉽지 않다.
작은 차량이지만 뒤의 해치를 열면 여행가방 몇 개 충분히 들어가는 사이즈의 트렁크 공간이다. 뒷자리를 제치면 엄청난 짐공간이 생겨서 두 명이 다니기에는 전혀 부족함이 없는 크기이다.
밀라노에서 서북쪽으로 말펜사 공항과 중간쯤 되는 지역으로 숙소를 옮겼다. 여기서 주로 바레세Varese, 꼬모Como 등에 있는 거래처를 다녔는데, 공항을 포함해서 대략 1시간 거리정도에 있어서 이동하기가 좋았다. 고속도로도 바로 옆에 있고.
시내에서 한 30분만 외곽으로 나가면 어딜 가나 주차장이 넓고 붐비지 않아 자동차로 다니기 아주 쾌적해진다. 이 동네도 호텔 옆 상가주차장이 여유로워서 밥도 먹고 장도 보고 편리했다.차 렌트하고 이동하고 호텔 옮기고 피곤해서 바로 옆 상가 식당에서 피자를 먹으러 들어가니 웬 메뉴가 이리 많은지 고르는 것도 일이다.
그나저나 이탈리아 본토 피자 가격을 보다 보니 한국의 피자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생각이 든다. 대략 서울의 반값이다. 뭐 퀄리티야 말할 것도 없고.
밀라노는 코로나를 겪으면서도 생각보다 물가가 많이 오르지 않았다. 지하철은 십 년 전이나 지금이나 1.5유로이다. 서울이 밀라노보다 체감물가가 훨씬 더 비싼 게 정상인가 의문이 들었다. 한국 물가에 이런저런 거품이 너무 많은 것은 아닐까...
호텔 주차장에 웬일로 세단이 하나 있어 찍어봤다. 사실 그랜드쿠페 스타일이지만. 이 동네에서 좀처럼 세단을 보기가 힘들다 보니 반가울 따름이다.
외곽으로 가면 차는 좀 커지지만 그래도 모양은 왜건 아니면 해치백이다. SUV도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이다.
레이크 꼬모 Como
늦었지만 들러야 할 거래처가 있어 꼬모에 왔다. 그 유명한 꼬모 호수는 밤이라 보이지도 않는다. 해지기 전에 와서 꼬모호수도 좀 들러볼까 했는데 어찌어찌하다 보니 이제야 왔다.
주차장에는 그림으로만 봤던 시트로엥의 전기차 에이미Ami가 있다. 예전 스마트가 생각나는 신박한 사이즈다.
얼마 전 모나코 언덕길 내려오다 이 차가 옆으로 넘어지는 영상을 본 기억이 있는데 비좁은 꼬모 구시가지에서 타기에는 딱 좋은 차량 같았다.
꼬모 구시가지에서 저녁을 먹어야 해서 식당 앞에 차를 세웠는데, 알고 보니 이 지역 전체가 진입제한구역(Zona Traffico Limitato)이였다. 밤에 내비만 보고 다니다 보니 길거리 표지판을 잘 안 본 게 화근이다.
내비에서 안내를 했었는지도 모르겠는데 잘 기억이 안 난다. 암튼 이런 지역에는 허가증이 있는 주민이나 호텔 투숙객만 들어갈 수 있다. 은근히 카메라가 많아, 무심코 잘못 들어가면 거의 벌금이라고 보면 된다.이탈리아 시내 또는 구시가지에는 빨간 원 모양의 진입제한구역(ZTL) 표지판들이 있다. 렌트카로는 이 지역을 들어가면 안 된다. 고속도로 과속 단속카메라는 별로 없는 반면, 이런 제한구역은 CCD 카메라로 단속을 많이 하는 것 같다.
이탈리아 시골 식당들은 굳이 검색 안 하고 대충 보고 들어가도 대부분 음식이 맛있는 편이다. 특별히 맛이 없어서 다시는 오지 말아야겠다 그런 식당을 경험한 기억이 없다.
밀라노 말펜사공항 렌터카 반납
밀라노 시내에서 차를 렌트하고 반납은 공항에서 해도 추가요금이 별로 붙지 않아 공항에서 반납하는 걸로 예약을 했다. 공항이 멀지 않아서 그런지 몰라도 택시 타면 100유로 정도 나오는 거리인데 아주 좋은 옵션이라고 생각된다.
일행이 하루 먼저 출국해 공항 출국장에 내려주려고 왔는데, 지나다니는 택시들이 모두 흰색이다.
한국에서 만드는 르노의 XM3 유럽수출 버전도 보여 반갑다.
이 동네 전기차 중에는 테슬라 모델Y가 제일 많은 것 같다. 독일 테슬라공장 생산분일 텐데 꽤 많이 굴러 다닌다.
공항의 작업용 차량 역시 대부분 흰색이다.
렌트카 반납장으로 가려면 'CAR RETURN' 표지판 사인을 따라가면 된다.
SIXT 렌트카는 다른 건물에 반납장이 있어서 별도의 표지판이 있기 때문에 놓치지 않도록 신경써야 한다.
말펜사공항의 시칠리바이카 렌트카 반납 사무소이다. 렌트카 주차건물로 들어오면 바로 보여서 찾기는 아주 쉽다.
차를 반납하면 직원이 나와 차량 체크하고 별 문제 없는게 확인되면 이걸로 끝이다. 영수증 그런것도 없다. 그냥 가면 된다.
여기서부터는 처음 과정의 역순이다. 공항으로 다시 들어가서 비행기타고 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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